• 지구는 점점 열(熱) 올리고 있다
  • 환경보건칼럼 - 나규환 전 위원장(영등포구환경정책위, 약학박사)
  • 얼마 전 이웃 젊은이들과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내용 중에는 국내외적으로 현 시국에 대한 불만뿐만 아니라 이상기후 현상에 대한 의문점도 포함됐다.
    이 자리에서 혼자서 조그마한 가내수공업을 하는 사장이 선물이라면서 불쑥 방석 하나를 주기에 반갑게 받았다. 고마운 마음에 즉시 깔고 앉아 봤지만, 나에게는 조금은 작은 듯하고 차가운 느낌이 들었다. 이에 젊은 사장은 성인용이 아니라 옥돌이 들어간 애완견용 냉각 방석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 견공(犬公)은 신체 구조상 땀구멍이 한정되어 있어 혀를 내밀며 여름 더위를 이겨낸다. 무엇보다도 금년 여름 날씨는 어느 해보다도 무더울 것이라는 예보가 일찍부터 전해지고 있다. 따라서 사장은 사람보다도 더위를 더 느끼는 반려견을 위해 좋은 구상을 한 것이다. 필자도 물론 오랫동안 순종은 아니지만 슈나우저 한 마리를 키우고 있기에 안성맞춤이다. 집에 돌아와 냉각 방석을 깔아 줬건만 아직은 덥지 않기에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이와 더불어 기상전문가들은 지난해보다도 금년, 금년보다도 내년의 여름 날씨가 점점 더욱 무더울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인간의 에너지 과소비에 의해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종류와 농도에 의해 지구온난화가 발생한다. 이를 엘니뇨 현상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전 세계 기상학계는 당분간 지구 문제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기후변화가 큰 폭으로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지구온난화로 인해 심지어 우리나라의 올해 여름은 4월 중순부터 시작해서 11월까지 이어지는 긴 여름철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금년 여름의 무더위는 2024년의 인도양과 남극해의 해수면 온도가 상승함에 따라 바다의 열기가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여름 더위가 심해지고 있다
    지난 2023년도와 2024년도의 여름 평균온도가 각각 24.9도와 25.6도로서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금년 여름에는 이 기록을 경신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또한 평년과는 달리 봄 날씨부터 높은 기온의 더위가 예상되기도 한다. 그리고 환경부와 기상청은 금년 평균기온이 지난 30년간 평균기온보다 1.2도 상승할 것으로 예고하고 있다. 특히 여름철에는 35도 이상의 폭염 일수가 전국적으로 15~20일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예상대로라면 예년과 같이 여름 더위를 피해 휴가를 떠나려면 7월 말에서 8월 초가 될 것이다. 금년 여름휴가는 어떻게 일정을 잡을지 사뭇 궁금해진다.
    여기에 더해 국제적 현실에서 볼 때 미국의 제2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기 때와 마찬가지로 파리국제기후협약도 반대하고 있다. 또한 온실가스가 기후 온난화의 주범임에도 불구하고 탄소배출 규제도 완화하고 있다. 더 나아가 화석연료의 발굴과 사용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과 함께 온실가스배출량이 가장 많은 국가이기에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하는 정책’이 고작 이것이었나 하며 다른 국가로부터 지탄을 받을 것이다.
    이와 같은 현실에서 기후변화는 계절적으로 속도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추운 겨울을 벗어나 봄이 찾아 왔다고 봄 꽃놀이에 빠져드는 순간 어느새 뒤따라 폭염에 구슬땀을 흘리게 된다. 그리고 기후변화는 우리가 예측하는 범위를 뛰어넘어 턱없이 벗어나는 현상으로 일 년 내내 일어나고 있다.

    우리나라의 이상기후 현상
    지난해 여름만 해도 열대야 현상이 도시와 농촌 어느 곳에서나 한결같이 반복해 일어났다. 어찌 되었든 금년 여름은 무더울 뿐만 아니라 여름 장마가 시작된다. 작년 여름 만해도 국지적 물 폭탄 세례를 받았다. 올해도 마찬가지로 강수량도 많고 극단적으로 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리고 분포가 불규칙적으로 될 가능성도 높다. 특히 남부지방에는 7월과 8월에 집중호우가 예상되면서 시간당 50mm 이상의 강수빈도 또한 증가해 도시의 침수와 농작물 피해가 예상된다. 반면에 다른 지역에서는 극심한 가뭄에 대비하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강수 패턴의 변화는 수자원 관리의 재검토가 필요하게 된다. 이러한 기후변화를 감안할 때 매년 여름 날씨가 점점 덥고 극단의 상태를 경험하게 되는 상황이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
    특히 금년 여름의 무더위가 일찍 시작되면서 기간이 길어질 것으로 예측되기에 민감하게 대처하고 있는 곳은 여름용 가전제품 생산업체들이다. 국내외적으로 정보망을 갖고 있는 삼성전자와 LG 전자는 2024년부터 이미 무더위를 겪었기에 소비자들의 심리와 함께 여름용품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 두 업체는 한 달 정도 앞당겨 생산 공정을 완전 가동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소비자의 취향에 맞게 인공기능을 갖춘 각종 모델의 냉방 기구를 내놓고 있다. 동시에 설치 전담 부서까지도 운영하면서 소비자의 기분까지 시원함을 느끼게 한다.
    이와 같은 여름철 무더위의 이상기후 현상은 결국 에너지의 과소비 때문이다. 따라서 냉방 기구의 설치 운영 관리에 철저를 기해야 한다. 영업 및 업무에 적정온도 유지와 함께 창문과 출입문의 여닫이에도 주의를 요한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복사열 차단을 위해 도로의 살수(撒水)와 함께 일정 거리에 그늘막 설치가 필수적이다.
    이제 개인의 건강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일사병 등 온열질환과 땀띠와 피부 화상 관리가 요망 사항이다. 특히 만성질환자와 노약자 그리고 어린이는 한낮의 외출을 자제하여야 한다. 무엇보다도 과다한 땀 흘림으로 인한 탈수 현상과 전해질 부족의 보충을 위해 성인을 기준으로 하루에 1~2리터의 충분한 물 보충이 요망된다. 이제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을 기다리자.
  • 글쓴날 : [25-05-09 05:36]
    • 환경통신 기자[ecots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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